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 불렀다고 합니다. 근심(憂)을 해결(解)하는 곳이란 뜻이지요.
이전까지 저는 그 말이 그닥 와 닿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은 냄새나는 오염물 처리소일 뿐이지 근심을 푸는 공간도, 행복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공간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르주르 욕실클렌저를 접한 순간, 저는 해우소의 진가에 대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귀사의 욕실 클렌저는 제게 생의 진리를 깨닫게 해 준 존재인 것입니다.
사실 별 기대 안 했습니다. 6만원 이상 구매하면 사은품을 준다기에 가격도 맞출 겸, 때마침 1+1도 하길래 별 기대 없이 구매한 제품이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첫 인상은 별로였습니다. 럭셔리하고 고급진 외양에 약간의 적개심도 들었습니다.
세제 주제에 더럽게 비싼 척 하네, 싶었습니다. 저 같은 B급인생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턱없이 럭셔리한 디자인에 가격도 만만치 않았으니까요.
여우가 신 포도를 치부하듯,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탄 제품이니 변변치 않을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르주르 욕실 클렌저를 통해 제 고정관념은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이 제품은 센세이션입니다.
르주르 욕실 클렌저로 청소한 화장실을 둘러 본 순간, 내가 여태껏 했던 화장실 청소는 청소가 아니라 물장난이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문학도의 길을 걷기로 한 이래 다신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겠노라 다짐하였습니다만, "와 시X 실화냐?"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청소하기 전 사진도 비교용으로 찍어둘 걸 그랬습니다)
르주르 욕실 클렌저로 청소를 하고 나니 제 화장실엔 거울이 3개가 되었습니다. 욕실 거울, 샤워기, 세면대 수도꼭지 이렇게 말이죠. 저는 이제 화장실 물때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조차 나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저를 놀라게 한 것은 비단 세정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일반 마트 제품 중에서도 우수한 세정력을 자랑하는 제품들은 여럿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르주르 욕실 클렌저에겐 시판 제품은 감히 따라올 수조차 없는 특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향기'입니다.
인간의 기억회로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는 것은 바로 냄새라고 합니다. 그 탓일까요?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에도 르주르 클렌저의 향기가 제 주변을 나부끼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클렌저를 분무하던 순간 코끝부터 저를 감싸던 그 향기를 저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게 분명할 것입니다.
마치 기억이 처음 형성되던 시절 모친과 부친의 손을 잡고 갔던 허브 힐즈 꽃밭 속에 잠겨 있는 기분이랄까요? 기억조차 희미한 그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진하게 불러일으켰습니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의 손에서 태어난 제품이 맞나? 의심될 정도로 은은하게 번지는 잔향은 자취를 시작한 이래 공허했던 제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5월의 끝자락에 저 혼자 봄을 만끽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잘 만들어진 가족 영화 한 편을 본 것도 같은 기분이 듭니다.
향기는 향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귀사 홍보 문구가 그토록 절실하게 체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저는 왜 이 제품을 이제야 안 걸까요. 신께선 어찌하여 저와 르주르 욕실 클렌저의 운명을 오늘에야 맺어지게 하신 걸까요.
비록 전 블로그 이웃수도 적고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는 탓에 이 제품을 널리 홍보할 만한 파급력도, 지위도 없습니다.
허나 만약에 제품을 구매하기 전 리뷰를 보기 위해 제 글을 클릭하신 분이 있다면, 저는 강력히 피력하고 싶습니다.
망설일 시간에 구매하십시요.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입니다.
덧붙이자면, 처음 배송 왔을 때부터 박스를 열자마자 좋은 향기가 확 풍기더군요. 뽁뽁이에 몇 겹이나 쌓여 있었는데 말입니다.
네.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도 용액이 조금 샌 채로 배송되었습니다. 맨손으로 만진 탓에 손가락에 물집도 잡혔구요. 타자 치는데 좀 따갑네요.
그럼에도 별점을 깎지 않은 이유는 아픔마저 잊게 만드는 세정력과 향기다, 이겁니다.
내용물 좀 샌 거? 닦으면 그만입니다.
손에 묻어서 물집 생긴 거? 더모베이트 며칠 바르면 싹 낫습니다.
그렇지만 르주르 욕실 클렌저를 대체할 제품? 그런건 이 세상에 없습니다.
타사 욕실 세제에 비한다면 17000원은 제법 비싼 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네 인생을 통틀어 봤을 때, 만원짜리 두 장도 안 되는 돈은 별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별 것 아닌 돈으로 누군가의 욕실을 개과천선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price-less한 선택 아니겠습니까?
저는 지금 화장실 청소를 끝내자마자 방청소도 못한 채 침대 위에 앉아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속옷 세제랑 세탁 세제 포장된 채로 제 책상 위에 그대로 있습니다.
걍 대충 사진이랑 몇줄 리뷰하고 치우려 그랬는데 그건 르주르 욕실 클렌저에 대한 모욕이요, 르주르 클렌저로 구원받은 제 화장실과 나아가 제 인생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르주르 욕실 클렌저에 대한 제 진정성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뜯지 못한 액체 세제들과 샘플로 보내주신 귀여운 크기의 삶는 클렌징 또한 어떤 효과를 낼지 너무도 기대가 됩니다.
그러나 다음 제품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이미 인생 욕실 클렌저를 손에 넣게 되었으니까요. 그 어떤 기쁨도 기대 밖의 행운에는 비할 수 없을 것입니다.
화장실 청소를 끝낸지 수십 분이 지난 지금도 제 행복의 원천은 좁은 자취방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어떤 인테리어도 부럽지 않습니다. 시궁창 같던 자취방 화장실은 어느덧 호텔 화장실, 백화점 화장실 뺨치는 청결하고 향기로운 터전으로 발돋움 했으니 말입니다.
저는 더 이상 화장실에 가는 일이, 변기 위에 앉는 일이,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하는 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군데군데 곰팡이 핀 변기도, 뿌옇게 얼룩진 거울도, 곰팡이 핀 세면대도 르주르 클렌저가 모두 지워버린 까닭이겠습니다.
화장실에 애정이 생기니 제 자취방에 대한 만족감이 더욱 커지고, 주거 공간에 대한 만족감이 커지니 제 자신과 저의 일상에 더욱 감사하게 됩니다.
르주르 클렌저로 박박 닦은 욕실 문을 여는 것 만으로도, 가슴 속엔 왠지 모를 고즈넉함이 솟구칠 지경이니 말입니다.
저 이제 잘 때도 화장실 문 열어 놓고 자려구요. 방 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냄새가 그저 방향제가 따로 없습니다.
제품 리뷰를 이렇게 상세하게 써 본 건 22년 생에 처음입니다.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도 르주르 클렌저에 대한 제 진정성을 꺾지 못 할 것입니다.
더 쓰고 싶었는데 배고파서 여기까지만 쓸게요. 한줄요약 대체불가 최고의 제품입니다.
마음 같아선 화장실에서 상 펴고 밥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여하간 범속했던 제 인생에 찬란한 개벽을 가져다 주신 르주르 연구진분들과 자사 직원분들, 그리고 맡은 소임을 다 하여 주신 택배 기사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제품 리뷰를 마칩니다.
난세에 부디 번창하고 성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p.s.
그리고 욕실 클렌저 광고 좀 쎄게 때려주세요 나 혼자 알고 있기엔 ㄹㅇ 너무 아까운 제품임 굿굿굿bbb